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브라함 협정

by 뉴스인타뷰 2026. 5. 25.
반응형

아브라함 협정

- 아브라함 협정

 

아브라함 협정 다시?

2020년 중동 외교 지형을 뒤흔든 ‘아브라함 협정’이 다시 국제 정치의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동 주요 국가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압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정체됐던 아브라함 협정 확대 논의가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의 중재 아래 체결된 외교 합의다. 2020년 9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각각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수단과 모로코까지 동참 의사를 밝히며 중동 외교 질서의 대전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협정 이름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 공통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아브라함’에서 따왔다. 종교와 갈등의 상징이었던 중동에서 오히려 공통의 뿌리를 강조해 화해의 메시지를 담겠다는 의미였다. 무엇보다 이 협정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이전에는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없다”는 아랍권의 기존 원칙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가장 먼저 움직인 국가는 UAE였다. UAE는 협정을 통해 첨단 산업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전략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바레인 역시 이란 견제라는 안보 이해관계 속에서 협정에 동참했다. 이어 모로코는 미국으로부터 서사하라 영유권 인정을 얻어내는 대신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수단 또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조건으로 협정 참여를 선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최대 외교 성과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다. 실제로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 평화조약 이후 26년 만에 새로운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협정은 동시에 거센 논란도 불러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외면한 배신”이라고 반발했다. 아랍권 내부에서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을 유지한 채 외교적 정당성만 얻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가자지구 충돌과 정착촌 확대 문제는 이후에도 계속되며 중동 갈등의 불씨로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다시 아브라함 협정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등 중동 주요 국가 정상들과 전화 회의를 갖고 “이란과의 전쟁이 끝나면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고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외교 제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이 이란 문제를 계기로 중동 질서를 다시 재편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중동 평화의 핵심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협력”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란을 공동의 위협으로 인식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안보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UAE 등 일부 친미 성향 국가들은 미국의 대이란 합의 추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특히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일정 제시를 이스라엘에 요구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중동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선택이 결국 아브라함 협정 확대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이자 중동 최대 산유국이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할 경우 중동 외교 질서는 사실상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사우디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협정 확대 역시 제한적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팔레스타인 문제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아랍권 여론은 이스라엘에 더욱 비판적으로 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할 경우 내부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부 국가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아브라함 협정은 단순한 외교 문서가 아니라 중동의 미래 질서를 둘러싼 거대한 정치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이를 통해 반이란 안보 축을 강화하려 하고, 이스라엘은 외교적 고립 탈피를 원한다. 반면 아랍 국가들은 안보·경제 실익과 팔레스타인 문제 사이에서 복잡한 셈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꺼내든 아브라함 협정 카드가 중동 평화의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협정이 앞으로도 중동 외교를 움직이는 핵심 키워드로 남게 됐다는 점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