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빛 작전 성공 | 사막의 빛 작전 기종 KC-330 시그너스
정부 ‘사막의 빛’ 작전 가동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졌다. 전쟁의 여파는 레바논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등 주변 국가까지 영향을 미쳤고 현지에 체류하던 한국 교민들의 안전 문제도 빠르게 부각됐다.


정부는 초기 단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체류 한국인을 대상으로 민항기와 전세기 운항을 통해 일부 교민을 먼저 귀국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전쟁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UAE나 카타르로 이동하기 어려운 국가에 체류한 교민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군 수송기를 투입하는 긴급 대피 작전을 결정했다. 작전 명칭은 ‘사막의 빛’으로 정해졌다. 사막 한가운데서 교민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은 명칭이었다. 군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중동 각국 교민 리야드 집결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중동 각지에 흩어져 있던 교민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쿠웨이트에 체류하던 교민들은 현지 한국 대사관의 인솔 아래 버스를 이용해 사우디 국경을 넘어 리야드까지 이동했다. 레바논에 머물던 교민들은 민간 항공편을 이용해 리야드 공항으로 집결했다. 바레인과 사우디에 체류하던 교민들도 현지 공관의 안내에 따라 리야드로 모였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와 현지 공관은 교민 이동 경로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전쟁 여파로 일부 항공 노선이 축소되거나 운항이 중단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동 경로 조정과 탑승 절차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됐다. 특히 고령자와 영유아, 건강 취약자 등 긴급 보호가 필요한 교민을 우선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 적용됐다.


군 역시 안전 확보를 위해 특수 인력을 투입했다. 공군 조종사 외에도 공정통제사(CCT)와 정비 인력, 의료진 등 약 30명이 항공기에 동승했다. 공정통제사는 특수 작전에서 공중 및 지상 상황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 최정예 병력으로,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배치됐다.
3월 14일 리야드 이륙


2026년 3월 14일 현지 시각 오후, 리야드 공항에서 KC-330 시그너스가 교민들을 태우고 이륙했다. 항공기에는 한국인 204명과 외국 국적 가족 5명, 일본 국민 2명 등 총 211명이 탑승했다. 일본 국민의 탑승은 우방국 간 협력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KC-330은 최대 300명 가까운 인원을 수송할 수 있는 대형 항공기로, 장거리 비행 능력이 뛰어나 중동에서 한국까지 직항 이동이 가능하다. 이번 작전에서 항공기는 공중급유 임무 대신 순수 수송 임무에 집중했다. 조종사와 승무원은 출발 전 기내에서 작전 브리핑을 진행하며 항로와 비상 대응 절차를 점검했다.


정부는 당초 리야드에서도 민항기나 전세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전쟁 상황 속에서 항공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군 수송기 투입이 최종 결정됐다. 공군이 운용하는 KC-330 시그너스가 해외 교민 수송 임무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였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24년 레바논 무력 충돌 당시 교민 96명을 수송했던 작전이었다.
3월 15일 서울공항 착륙


리야드를 출발한 KC-330 시그너스는 장거리 비행 끝에 3월 15일 오후 5시 59분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탑승자 211명은 모두 무사히 귀국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상황 속에서 진행된 긴급 대피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순간이었다.


이번 작전은 외교부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공군, 현지 공관이 동시에 협력한 범정부 대응 체계의 사례로 평가됐다. 특히 교민 이동 경로 확보, 수송기 투입 결정, 국제 영공 통과 협조 등 복잡한 외교·군사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신속한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작전에 대해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의 기본 책무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는 군 수송기 이용 비용을 성인 기준 약 88만 원 수준으로 책정해 탑승자에게 청구할 예정이다. 이는 해외 긴급 대피 시 적용되는 기준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번 작전이 종료된 이후에도 중동 지역에 남아 있는 한국인의 안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지원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