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전쟁49 사주풀이 논란 | 김철홍 소방관 홍제동 방화사건 순직
운명전쟁 49 사주풀이 논란


디즈니+ 예능 ‘운명전쟁49’가 순직 소방관의 사망 원인을 사주풀이 미션 소재로 활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1일 첫 공개된 운명전쟁49는 타로, 사주, 무속, 관상 등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49인의 운명술사들이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2화에 등장한 ‘망자의 사인 맞히기’ 미션이었다.



제작진이 제시한 망자의 사진과 출생일, 사망 시점 등을 토대로 출연자들이 사망 원인을 추리하는 방식이었고, 이 과정에서 2001년 홍제동 화재로 순직한 고 김철홍 소방교 사례가 등장했다. 방송 직후 해당 장면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망자를 예능 소재로 소비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공익적 희생을 기리는 인물을 오락적 장치로 활용한 점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홍제동 방화 사건과 김철홍 소방교의 순직


김철홍 소방교는 2001년 3월 4일 발생한 홍제동 화재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해 구조 활동을 벌이다 순직했다. 사건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다가구주택에서 발생한 방화로 시작됐다. 새벽 시간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불법 주차 차량으로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비를 들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사람이 안에 있다”는 말에 건물 내부로 진입한 대원들은 노후 건물 붕괴와 함께 매몰됐다.



이 사고로 김철홍 소방교를 포함해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순직 대원들은 1계급 추서됐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홍제동 참사는 열악했던 소방 환경을 사회적으로 드러낸 계기가 됐고, 3교대 근무 전환과 방화복 지급 확대 등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동의 과정 달랐다” 유가족 주장


논란은 유가족 측 주장으로 더욱 커졌다. 자신을 김철홍 소방교의 조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영웅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라고 설명을 들었지, 무속 서바이벌 예능이라는 설명은 없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고인의 누나 역시 방송 내용을 접한 뒤 당혹감을 표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작성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운명전쟁49’ 측은 “유족의 동의를 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는 제작사를 통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의의 범위와 설명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비극과 희생을 다루는 예능의 책임


홍제동 화재는 단순한 과거 사건이 아니라 소방 역사에서 상징적 비극으로 남아 있다. 순직 소방관들을 향한 추모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대중매체에서도 여러 차례 다뤄졌다. 그러나 희생의 의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재현할 것인지는 여전히 사회적 숙제로 남는다.



예능 프로그램이 실제 참사를 다룰 때는 공공의 기억과 유가족의 감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운명전쟁49’는 오는 18일 추가 회차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번 논란이 제작진의 연출 방향과 콘텐츠 윤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