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별세

이순재 별세 | 故이순재 추모 나이 근황

- 이순재 별세 추모

배우 이순재가 25일 새벽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소속사 SG연기아카데미는 “이순재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으로 예정됐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아니었지만, 한국 방송·연극계의 산증인으로 활동해 온 국민배우의 마지막 길이라는 점에서 각계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평생 무대와 카메라 앞을 지킨 진정한 예술가”라고 회상하며 깊은 상실감을 전했다.

피난민에서 서울대 그리고 연극 배우

이순재는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으며 성장했다. 월남 후 서울고와 서울대 철학과에서 학업을 이어갔고, 대학 시절 연극을 접하며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고 알려졌다.

로렌스 올리비에의 ‘햄릿’에 감명받아 인생이 바뀌었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철학적 기반에서 비롯된 단단한 발성과 정확한 대사는 평생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이후 연극과 방송을 넘나들며 꾸준히 연기 세계를 확장했다.

250편 넘게 남긴 연기 유산

1960년 KBS 1기 탤런트로 합류한 후 ‘사랑이 뭐길래’, ‘허준’, ‘명성황후’,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돈꽃’, ‘개소리’ 등 250편 이상의 드라마와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드라마사의 한 축을 세웠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는 친근한 코믹 연기로 또 한 번 전성기를 열었다.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는 ‘순대장’이라는 별칭으로 대중에게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연기 스펙트럼 덕분에 업계에서는 “이순재가 출연하면 작품이 안정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건강 악화 사망설

이순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등 난도 높은 무대에 서며 강인한 체력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건강이 악화되며 활동을 중단했고, 재활 치료에 전념해 왔다.

올해 들어 공식 활동은 사실상 모두 멈춘 상태였으며 최근 컨디션이 급격히 악화돼 결국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방송 출연작은 KBS 드라마 ‘개소리’, 마지막 연극은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였다.

故이순재 추모

이순재는 배우로서뿐 아니라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 국회의원, 대학 교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넓혔다. 엄격하지만 따뜻한 교육자로 후배들에게 깊은 존경을 받아 왔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이 졌다”며 잇달아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